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숫자가 막 바뀌려는 순간이다. 월요일에 나는 쇼핑을 했다. 전날 밤 일어났던 사건이 입에서 입을 타고 내 귀에까지 흘러온 뒤라, 여느때와 다를 바 없는 그 곳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그저 경쾌할 수만은 없었다. 마법이라도 부려, 한 공간에 여러 시대가 공존하도록 만든 것만 같았다. 새 신을 두 켤레 사고,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그저 지하철에서 죽은 듯이 잠만 자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다. 가볍게, 가볍게 흩날리는 방울처럼 시작했고 또 그렇게 끝나기를 원했다. 어느새 축축해진 공기가 나를 짓누른다. 벗어나려 내저어 보아도 손끝에 걸리는 것은 묵직한 방울, 방울들. 비누방울이 눈물방울이 되도록 내버려 둔 죄ㅡ 내게는 그것뿐이 없다고 믿고 싶지만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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